가족

어머니의 달력

emhong 2022. 8. 18. 19:22

어머니 안계신 빈 집에 우두커니 앉아 있습니다.
양쪽 창문도 모두 활짝 열고 에어컨도 세게 돌려 봅니다.

거실 벽에 걸린 달력은 아직도 1월 이네요..
우리 모두를 당황하게 하고 안타깝게 했던 지난 1월..
어머니는 그 시간에 모든 것을 잊으셨습니다.

오후 2시에, 비접촉 면회를 갑니다.
코로나 탓에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그저 어색한 웃음으로
안부를 여쭙니다. "그래.. 나는 별 일 없다"
어머니께 기도를 해 달라고 합니다.
다행히도, 우리 어머니가 아직 온 정신으로 하실 수 있는
것은, 우리자식들을 위한 기도 뿐입니다..

"내가 보내 줄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구나.."
요양원을 돌아서는 내게 어머님이 하시는 말씀입니다.
눈물이 왈칵 솟구쳐 올라 옵니다..

"어머니, 이제는 그만 주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