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만남.. 긴 이별..(진도바리 후기)
2015/10/21
"짧은 만남.. 긴 이별..."
진도를 다녀와서 카페에 올려 주신 인천준장님의
간단한 소감을 보고 나는 울컥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그것은 그날 밤에도 다 표현하지 못했던, 우리 가습 속에 남아있는 응어리였던 것이지요..
나는 1여년 전에 인천준장님이 쓴 글을 기억 합니다.
"귀농을 위해 도시를 떠났고 자리가 잡히면 회원들과 한번 자리를 만들고 싶다.."
우리는 우연히 기회를 만들었고 그 준비(?)라는게 다 되기도 전에 만남을 가졌군요.
무엇이 준비일까요? 더 무슨 준비가 필요 한가요?
우리는 언제나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가요?
진도로 달려가서, 농장에서 퇴근하여 픽업 차량에서
내리는 인천준장님을 처음 본 순간 깜짝 놀랐지요..
원래부터 농장 일을 하시던 시골 촌부....!
약간은 부끄럽고 약간은 서먹한 첫 만남..
그러나 인천준장님은 간단히 세면을 하고 라이더 복장을 주섬주섬...
우리는 짧은 만남을 준비하고 있었지요.
그곳에서 나의 지인이 있는 곳까지 약 20km..
우리는 라이딩을 하였습니다.
이곳 진도에서 언제 회원들과 라이딩을 해 보았을까요?
라이딩 할 시간이나 있었을까요?
인천준장님에게는 눈물의 라이딩이 아니었는지요?
지나버린 시간에 대한 서러움,
떠나버린 도심에서의 옛 애환들,
잃어버린 동료들에게의 아쉬움,
철저한 고독과 또한 유리된 집단에서의 소외감...
인천준장 선배!
우리는 그 곳에 잠시 들렀다가 우리의 길을 또 갑니다.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지만 짧은 만남 속에서 느낀 선배의
삶에 대한 열정, 가족에 대한 진실한 사랑,
그리고 라이더로서 간직한 뜨거운 가슴...
우리는 다음 날 아침 다시 긴 이별을 위한 짧은 라이딩을 하였지요..
부디 건강하시고 하시고자 하는 일들이 큰 성과 있으시기 바랍니다.
저희에게 베풀어 주신 따뜻한 마음과 라이더로서의 소통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입니다.
델리 휴게소에서 일단 커피 한잔 하고 갑니다..
ㅎㅎ... 벌써 금강 하구둑을 넘었네요.. 요기는 조금 이른 점심을 하기 위해 내가 자주 가는 우렁쌈밥집이야요..
쌈밥을 먹고 나서리 한판.... 왜요? 쌈밥이 별로였나요?
밥 묵고 이빨 잠깐 쑤시는 사이에 우리는 군산을 지나 새만금 방조제 한가운데 있습니다.
대단한 속도이지 아니겠어요? ㅋ...
이거이 이 대단한 새만금 방조제에 이렇게 허접한 휴게소라니.....ㅠㅠ...
이 멋진 라이더들이 이 휴게소를 빛내 줍니다....
음.... 정말 멋지지 아니하다 할 수 없지요....
정말 모델 좋은데.. 배경이 후져서리.... 아쉽..
정말 끝없는 방조제입니다..
대단한 인간들이지요...
자! 벌써 진도가 가까워지고 있네요.. '산이교'라 하더군요.
이곳 구조물이 너무 멋져서 한장 남깁니다만 건너오기 전에 찍었으면 더 좋은 배경이었을 거인데....(공돌이들 아니랄까봐..)
진도대교를 넘어 인천준장님 동네로 들어 왔습니다.
마을 뒷산이 바위산으로 멋진 배경이 되어 있습니다.
'금골산'이라 합니다..
드디어 만난 '인천준장'님...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라이딩 준비를 합니다.
진도에 이만한 멋쟁이가 또 있을까요?
숨겨져 있던 전투마가 나옵니다.
은폐 엄폐가 확실히 되어 있어서 이 집 어디선가 또 무엇이 나올지 모릅니다....ㅎㅎ...
20여 km를 달려서 나의 전 직장선배를 만나러 갑니다.
미리 연락이 되어 있었지만 그 선배는 바이크를 타고 쳐들어 온 불한당들이 신기하고 놀라워서 자꾸 봅니다.
우리는 바이크를 집에 두고 차로 다시 면내로 나와서 소주상을 봅니다.
머리 허연사람이 나은가요, 머리 벗어진 사람이 보기 나은가요?
둘 중에 하나는 꼭 선택해야 합니다.... 당근 '와따시'겠지요....ㅋ....
울 황산벌님은 입술만 빨고 계신데, 다른 분들은 아는 둥 모르는 둥 웃음 꽃이 피었습니다.
울 직장선배와 인천준장님은 갑장이군요..
"너... 옛날같었으문 여그 앙거 있지도 못혀..."
두 양반은 오늘 초면인데 고향이 진도라 카고 해남이라 카더니 바로 말 놓고 야,자 해버리는구마이...거참..
표정들이 약간 간거 같은데요..
울 행렬이 형님하고도 한장 남깁니다...
"자주 좀 오쇼"
"글쎄요... 앞으로 두세번은 더 올 수 있지 않겠어요?"
"뒷산에 염소를 좀 키울라구 혀."
"응 그려... 내가 염소 박상께, 모르는 거 있으문 물어봐."
"어.. 그려.. 전화번호 좀 줘봐.. 글구 새끼나문 나좀 몇마리 줘.."
"그라제.."
엥!! 염소 새기 한마리가 수십만원씩 한다 해 놓고 몇마리 준다고??
두 양반이 알어서 허쇼..
이 밤에 섹소폰으로 분위기를 잡아 봅니다.
낼 모레 섹소폰 봉사활동 간다고 연습 겸 한 곡조...
아름다운 밤이지라....
다음 날 아침..
우리는 다시 긴 이별을 위한 짧은 라이딩을 합니다.
진도대교 앞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아쉬운 작별을 고합니다.
말이 필요없이 그저 뜨거운 악수로 대신 합니다..
"잘 가시요... 다음에 또 봅시다.."
왕복 958km의 대장정....
이제사 20대 때 이루지 못한 서울~부산 간 완주에 버금가는 투어를 완성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전국 투어를 준비해 봐야겠습니다..
집에 와 짐을 푸는데... 앗!!
인천준장님이 선물해 주신 '진도홍주'가 뒝!!!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구, 열심히 사시는 모습을 감동스럽게 보고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P/S) 제 개인의 느낀 바를 적어 놓았기에 혹여라도 인천준장님의 심경을 잘못 이해하고
표현한 부분이 있다면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얘기 하려고 하는 심중은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