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춥지는 않은 날이다.
바람도 약하게 불고 있다.
드디어 오늘이다..
새로 입양한 내 백마는 주차장에서 지난 2주간 묻혀 있었다.
중요한 일정이 마무리 되기에 드디어 오늘 이놈과 함께 38번 국도 종주를 하기로 한 날이다.
으르렁대는 엔진음과 몸부림은 숨죽어 있던 질주 본능의 표현이리라..
삼척(호산)을 출발 통리, 태백까지 몸을 비틀며 올라간다. 코너링이 익숙치 않으니 자연히 가속과 감속을 반복한다. 연료 게이지의 눈금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 아마도 이놈은 연비가 일반 차량과 맞먹나부다...
사북, 고한을 지나는데 갑자기 냉한 기류가 허벅지에서 느껴진다. 터널을 지날 때에는 온몸이 떨릴정도로 온도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당초 출발할 때는 자주 쉬면서 사진도 찍고 여유롭게 시간을 가지는 걸로 생각했으나 한번 시작된 주행을 멈출 수가 없다. 게으른 놈 같으니라구...
이제 좋은 도로가 시작되니 자동차전용도로 표지가 있다...아아.. 영월 전에서 지방도로 우회하는 과정에 길을 잘못 들어 논길을 돌아 가기도 한다.
제천을 관통하여 이제는 그대로 직진만 하면 되는 구간 아닌가??
출발한지 2시간 반만에 박달재에 도착한다. 휴식을 갖기 위해 휴게소 간판을 지나치며 급정거를 하는데... Oh, my God!!!
앞, 뒤바퀴가 멈춘채로 이놈은 옆으로 가고 있다.... 몇미터를 밀려 가는데 그 순간에 여러가지 생각들이 지나간다.
다행히도 균형을 잃지는 않아 전도 되지는 않았다..
겨우 진정하고 휴게소에 들어서서 주차를 하고 내리려는데 이건 또 무슨 황당한 시츄에이션??
다리가 숏다리이기도 하지만 제대로 펴지질 않는다. 드는 다리가 시트에 걸려 몸의 중심이 뒤로 밀리더니 급기야 벌러덩... 허허.. 이것 참....
산채 비빔밥을 주문하니 몇가지 반찬과 된장찌개에 누룽지까지 준다.. 바로 옆 휴게소가 문을 닫은 이유일까??
인증사진 한장 찍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가급적이면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해야 할텐데...
하하..여그는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이천의 응암 휴게소가 아닌가베??
바이크는 하나도 보이지 않지만 시라소니님과 어느분의 돈가스 데이트를 읽은 기억이 나서 나도 한번 원스탑하고 한장 날려 본다...
이쯤에서 연료게이지에 불이 들어와 주유를 2만원어치 하는데.. 머리가 복잡하다.. 어제 2.5만원어치를 넣는데 키로수가 얼마였더라?? 리터당 1700원 정도 하니 2.5만원이면 나누기, 곱하기.. 나머지를 700으로 다시 나누면... 아으..
다시 출발하여 양지, 용인을 거쳐 수원에 진입하니 오메.. 이거 참 미치겠네...
도로가 밀려서 가다서다를 반복하는데 아아.... 이것은 각본에 없었다... 으으... 허벅지 타는 냄새가 난다.. 불판위의 삼겹살??
엔진 열때문에 허벅지, 종아리를 계속 위치 변경해야 하는데 이건 장난이 아니다... 겨울에도 이런데 여름에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지지대 고개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 앞에 주차하고 열 좀 식힌다..
이제 어두워진다.
나의 백마는 군소리 않고 내 의도에 따라 먼길을 잘 달려 주었다.
처음이라 반항아닌 반항도 있었지만 이제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해주는 사이가 되리라 본다.
홀로투어인지 이동인지 모르겠으나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자연과 여행 자체를 즐기는 진정한 투어가 되도록 노력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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