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입춘태길(立春太吉)

emhong 2017. 2. 4. 19:28

2017/2/4



오늘이 입춘(立春)이라 하데..

입춘인 오늘, 수리산 태을봉(太乙峰)을 오르니 정확히 "입춘태길"일세...


수리산의 자랑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자랑인 "쌍둥이 석탑'이 올시다.






등산로에는 지난 설날연휴에 내린 눈이 아직 그대로이다.










올라간다고 폼은 잡았지만 "아이젠"을 가져오지 않았다.

잔소리 하려니 기분 상할까 싶어 그저 눈만 한번 흘기고,

엊그제 차에 실어 두었던 저렴한 "도로용 아이젠" 한쪽씩이라도

착용해야 올라가지 싶다.  보기에도 대단히 부실하다...쩝...





어느 회사에서 시산제라도 왔는지 한무리가 하산하고 있다.

살짝 옛날 생각이 난다.










올라가는 길이야 아이젠이 없어도 기어서 올라간다만

내려올 길을 생각하니 보통일이 아니다.





온 몸이 젖어서야 '관음봉'과 갈라지는 능선에 올라섰다.

'태을봉'쪽으로는 저 보이는 깔딱고개를 올라가야 한다. 










드디어 '태을봉'이다.

몇년만에, 그것도 눈길을 올라왔다.

약 490m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 곳 수리산에서는 가장 높은 봉이다.


내 입장에서는'히말라야'랑 동급이지....ㅎ....





군데군데 모여서 가지고 온 음식들을 나누고 있다.

우리도 커피와 사과를 먹었다.

집에서 먹을 때보다 사과가 달다..





시원하게 막걸리 한잔 하나보다 했더니

그게 아니구 허연 병에 든거이 위스키(?) 아닌가 싶다.

정신이 바짝 나겠지?





하늘은 또 어둡다.

오늘 밤에 눈이 온다하니 내일 산에 온다면 푸근한 설경을 즐길 수 있으련만...






이거이 왠 떡?

어느 양반이 아이젠 한쪽 끈이 끊어져서 버리고 갔나부다.

한쪽 끈만으로도 충분히 고정이 될 수 있는데...

주워서 양여사 발에 채워 주었다.


이 정도면 확실하게 파지가 되구말구..

아까 신었던, 부실한 놈보다야 백번 낫지!






나뭇잎이 무성했던 그 어느날에도 이곳에서 하늘을 보고 사진을 찍었으리라.

지금은 얼기설기 하늘을 걸러내듯이 얽힌 나뭇가지들로 어지럽다.





이미 2시가 넘었다.

배가 고프니 집으로 가는 길의 콩나물 국밥 집에서 점심을 먹구 가자.

3,800원 콩나물 국밥.... 신난다...





담백한 맛은 3,800원이고, 얼큰한 맛은 4,800원이다.

ㅎㅎ...  담백한 맛을 시켜서 고춧가루를 넣으면 얼큰한 맛이 되잖우?





일용할 양식을, 이리도 푸근한 가격으로 먹게해 주시니 감사 합니다.

게다가 요즘 황금알이라는 '닭알'까지 주시니 감사 곱배기 하여이다.






뜨거워서 좋다.

달걀을 풀어 놓고 휘휘 저은 뒤 콩나물부터 건져 먹자.

살짝 익힌 싱싱한 콩나물이 아삭아삭하다.


풀어진 달걀 잔해들 사이로 하얀 밥알들이 올라온다.









고춧가루를 확 풀어서 '얼큰한 놈'으로 만들어 먹는다.

깍두기를 국물과 같이 국밥에 한숫가락 넣어서 먹으니 좋다.


온 몸에 젖어있는 땀이 끈적하다.

얼른 집에가서 샤워하고 색소폰 마우스 피스 교환한 것 시험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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