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8
초저가 맛집 프로그램의 마지막 장면은 항상
"언제까지 이 가격을 유지하실건가요?"라는 PD의 질문과
"이 가격을 끝까지 지킬겁니다."라는 업주의 답변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곤한다.
오늘 부천에 갈 일이 있기에 메모해 두었던 추어탕 집을 찾았는데...
입구의 가격표가 일부 절단되어 있넹... 아.. 불길하다...
그렇다.... 우리에게 가슴 진하게 감동을 주었던 그 장면들이 배신감으로 중첩되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은 분명히 있을거야..'
'그래도 그런걸 안다면 그런 말은 하지 않아야 되는 거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추어탕은 그런 비릿한 생각들을 일순간에 날려 버렸다.
걸쭉하고 약간 얼큰하면서도 고소하다.
푹 삶아진 시레기는 내가 가장 좋아할만큼의 부드러움이다.
밥알도 탱글하니 크고 탄력이 있어서 탕에 말아 먹기가 아깝다는 생각마저 든다.
나는 이 추어탕을 먹어 보게 되어 행복하다.
마눌님 말씀대로,
먹어 본 추어탕 중에서 최고가 아니었을까 하는 말에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