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3/30
"엄니는 뭘 잡수시겠어요?"
"네가 먹고 싶은 것으로 먹자."
"내가 좋아하는 음식 종류를 엄니는 싫어 하시쟎아요?"
"아니다.. 나도 다 잘 먹는다. 냉면 먹을려냐?"
내가 냉면 먹을 심산인 것을 미리 아시고 얘기 하신다.
어머님을 만나러 대전에 가서 점심도 먹고 바람도 쐴 겸 중앙시장 그 집으로 간다.
아버지가 좋아 하시던 그 집이다.
"아저씨는 건강 하시지요?"
어머님이 주인 할머니에게 안부 전하신다.
"아이고.. 어서 오세요.. 오랫만에 오셨네요.."
"물냉면 두개인데 하나는 좀 양을 더 주시라요."
"엄니는 이북에 계실 때 이런 냉면을 드셨댔나요?"
"그럼, 맛은 잘 기억 못하지만 우리도 어릴 때 많이 먹었댔지.."
"황해도 은율이라 하셨지요?"
"아니야 송화군에 살았댔어.."
큰 대접에 고봉으로 나온 냉면을 몇 번 떠 먹다가 사진을 찍어 둔다.
좀 더 달라 했더니 이렇게 큰 대접에 넘치게 양을 주셨다.
그저 슴슴하지만 무엇인가는 미미한 맛이 있는,
그러나 그것도 한두번으로는 느낄 수 없는 이북 맛이려니.....
이곳은 오래 전, 아버지랑 같이 다닐 때부터 이북사람들의 아지트 같았다.
이북이 고향인 노인분들이 많이도 찾으시던 냉면집이다.
많은 분들이 이제는 떠나셨겠지만..
그래서 이 집에서 느끼는 맛은 남다르다.
실상은 살지도 않았던 고향의 맛인듯도하고,
아버지의 음성이 들리기도 하는 곳이기에...
어머니가 냉면을 그리 좋아하시지는 않지만
이 곳에는 추억이 있기에 오시는 것이라 생각 된다.
이 많은 양에다 어머님이 잡수시던 냉면을 더 얹어 주신다.
말간 뱃대기를 한껏 부풀리는 청개구리처럼
내 배도 맑아졌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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